한컴 타자연습을 하다가...

 필자가 오랜만에 타이핑 연습을 하다가 (짧은 글) 인상 깊은 문장이 하나 있었다.

 '바다가 짜다는 것을 알기 위해 바다를 전부 맛보아야 하는가?'  하는 내용의 문장이었는데, 좀 더 짧은 문장이었던 것 같다.

 맞다. 바다가 짜다는 것을 알기 위해 바다를 전부 맛 볼 필요가 없다. 물론 한국 바다는 짜고, 일본 바다는 달콤할 지도 모르니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바닷물이 짜냐고 물어보고 답을 얻는다면 좀 더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통계를 이용해 바다가 짜다는 것을 95% 이상 확신하기 위해 바닷물을 이곳저곳에서 임의추출할 정도로 인간이 유능하거나 자원이 남아도는 것은 아닐 터이다.

 그런데 우리는 바다가 짜다는 것을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확산 현상' 때문이다. 바다는 오랫세월동안 - 물론 지금도 - 확산 현상을 통해 염분을 골고루 (물론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고르다) 품고 있다는 것을 우리 인간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설탕에 물을 부었을 때 바닥만 달콤한 게 아니라 물 전체가 대체로 달콤하다. 잉크에다가 물을 부으면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물의 색은 잉크의 색으로 변한다. 우리 인간은 이런 패턴을 통해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확신한다.

 한 때 필자에게 왜 바닷물을 모두 맛보지 않고 멋대로 결론을 내냐고 비판한 사람이 있었던 거 같다. 죽을 때까지 바닷물을 다 맛보고 짜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ps)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알기 위해 확산 현상 이외에도 모든 원인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할텐가? 당신 혼자 열심히 알아봐라.
 ps2) 학창시절에 화학선생님께서 물은 엄청 많은 성질이 있어 교과서에 나와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아직도 물을 연구하는 학자가 있다고 언급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물의 특성을 모두 알지는 못하더라도 그것이 물이라는 것을 안다.

by 가우스 | 2009/10/07 19:42 | 버럭버럭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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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본격 행복하려고 노력하.. at 2009/10/07 20:34

제목 : 우리는 어떻게 바닷물이 짜다는 걸 아는가?
한컴 타자연습을 하다가...에서 트랙백. 간단하다. 확산 현상이니 뭐니 이런 게 아니라, '지구상엔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라 훨씬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그 많은 사람들이 바닷물이 짜다는 데이터를 제공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정도의 많은 정보가 모였으며, 한 번도 반례가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 확산 현상이 밝혀지기 전 사람들도 바다가 짜다는 건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more

Commented by 모모 at 2009/10/07 20:19
땡. 바닷물이 짜다는 걸 아는 것은 확산 현상 때문이 아닙니다.

바닷물이 짜다는 걸 아는 건 충분히 유의미할 정도의 통계적인 case(한국의 A가 맛봐도 짜고, 일본의 B가 맛봐도 짜고, 미국의 C가 맛봐도 짜고, D가 맛봐도 짜고...)가 이미 모여 있고, 단 한번의 반례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과학적인 '사실'을 말하는 것과 그 사실의 '원인'을 찾는 건 엄연히 다른 문제입니다.

@ 옛날 사람들은 까마귀의 깃털이 까만 것이 그 유전자가 그렇게 되도록 하기 때문인 걸 몰랐습니다. 그 사람들은 까마귀가 까맣다는 걸 몰랐을까요?
Commented by 가우스 at 2009/10/08 19:48
바닷물이 짜다는 걸 아는 것은 확산 현상 '덕분'이지만, 바닷물이 짜다는 것은 확산 현상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 - 고 하는 게 맞겠지요. 실제로 강과 바다는 연결이 되어있지만 강이 짜다고 기대하지는 않지요. 그렇기 때문에 확산만 가지고 짜다, 짜지 않다를 확신할 수 있는 것 또한 아닌 점은 인정합니다.

그리고 통계학적으로는 바닷물을 임의로 추출해야할텐데, '임의'의 대상은 바닷물 전체가 되어야하지만, 인간은 고작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알기 위해 바다를 임의추출할 정도로 자원이 남아돌거나 어리석은게 아니죠. 따라서 경험적으로 바닷물이 짜지 않았던 적이 없고, 세계 각지에서도 바닷물은 짰기 때문에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믿는 거겠지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이유야 많을 것인데, '확산 현상'을 통해서 바닷물이 '여기도 짜고 저기도 짤 것이다'라고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어쨌든 바닷물 전부를 맛볼 필요는 없는 거지요?
Commented by 모모 at 2009/10/07 20:32
한마디로 정리하면, 인과관계가 완전히 뒤바뀌어 있습니다.

우리는 일식 때 금성이 예측된 위치에서 벗어나서 측정된다는 사실을 몇백년 간 알아 왔습니다.
우리가 그 '사실'을 안 이유는 몇백년 동안 계속 측정을 해 왔고 반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의 측정이 나중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지금 가우스님이 주장하는 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있기 때문에 금성이 예측 위치에서 벗어나 측정되었다는 것을 안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아인슈타인 이전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말이 안 되죠.
Commented by 가우스 at 2009/10/08 19:51
때로는 측정된 사실을 통해 '궤도를 예측'하여 이후의 측정결과가 예측과 들어맞는지 확인하기도 하지요.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통해 '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예측하였고, 그 예측 결과에 맞게 현실에서도 그러한 현상이 일어났었다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인간이 과학을 할 때에는 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귀납적인 결론도 상당수 사용하지만 연역적인 결론도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Commented by sac at 2009/10/07 22:55
모모//
어떤 사실을 확인하기위해 꼭 통계적 방법론을 사용해야 한다는건 사실이 아닙니다.

"모든 바닷물이 짜다"
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모든 바닷물을 맛 보는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여의치 않겠지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 다음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통계적 방법이 있습니다. 모모님이 말씀하신대로 충분한 통계적 데이터는 모집단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충분한 신뢰도로 대답을 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짓도 귀찮다면? 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세계 바다의 이것저곳을 돌아다니며 맛을 보거나, 아니면 세계 방방 곳곳의 사람들에게 어떤 바다는 무슨 말이었는지 알려달라는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에 드는 수고가 그 결론이 가져오는 가치보다 한참 떨어진다면?

그냥 집안에 멍- 하니 앉아서 펜이나 굴리며 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주인장은 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는 물에 소금을 풀어 헤치면 확산이라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물의 극성이 어쩌니 저쩌니 가라무설레 다이폴 포텐셜이 어쩌구 저쩌구 해서 헤밀토니안이 제일 낮은 상황은 가우시안 분포가 어쩌구 저쩌구.)

일단 통제를 해야죠.
완벽한 구의 지표면에 물이 있고, 그 물의 온도는 모두 같다고 가정, 파도 그딴거 없음.
소금 한바가지 풀었을때의 솔루션은?
일단 가장 기본적인 모델을 세우고, 이 모델 위에 조건을 조금씩 추가합니다. 나중에는 온도차이나 깊이에 따른 온도차이나 뭐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할 겁니다.

여하간 이딴짓도 귀찮으면,
[아... 물이 끊어진데 없을꺼고.... 확산하니까.... 뭐.... 다 짜겠네....] 라고 하는건 완전한 설명은 못되지만 과학적 가설단게에서는 충분히 훌륭하다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죽어라 만든 모델의 몬테카를로 샘플링도 통계적 방법론이라는거...)
Commented by 가우스 at 2009/10/08 19:52
[아... 물이 끊어진데 없을꺼고.... 확산하니까.... 뭐.... 다 짜겠네....]

이게 바로 제가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단순한 설명을 해주죠. 물론 위에 답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강은 상류라서 별로 나트륨이 없지만요.
Commented by sac at 2009/10/07 23:07
첨언하자면,
"증명된 사실에 기초한 논리적 귀결"또한 사실일 것이라 기대하는건 충분한 과학적 방법론입니다.

물론 이러한 모델이나 이론은 실험의 검증을 받아야 하며,
예. 실험하는 방법은 모모님께서 제안하신게 가장 현살적이이며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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